칼럼

25.03.02 금리 인하, 부동산을 위한 결정이 아니다

이옴므 2025. 3. 2.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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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리 인하, 한은이 원해서 하는 게 아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부동산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이건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다. 지금 한은이 금리를 내리려는 건 부동산을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경제가 무너질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은 내부에서는 오랫동안 금리 인하를 반대해왔다. 작년 금통위에서도 한은 인사들만 반대표를 던질 정도로 강경한 입장이었다. 금리를 올려야 부동산 거품이 빠지고 경제 체질이 개선된다는 기본 원칙을 지켜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상황이 그만큼 심각해졌다는 의미다.

 

2. 부동산이 한은의 운신 폭을 제한해왔다

 

부동산이 한은의 통화정책을 얼마나 옥죄고 있었는지 아는가? 역대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금리와 정책을 조정하며 부동산을 떠받쳤다. 그 결과, 한 번도 제대로 된 부동산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과정)을 거친 적이 없다.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이 인위적으로 유지돼 왔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금리를 인위적으로 내린다고 해서 내수가 살아날 상황이 아니다. 이미 가처분 소득이 부족하고, 부동산 때문에 실물 경제가 위축된 상태다.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내린다는 주장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착각일 뿐이다.

 

3. 부동산 시장, 지금은 지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은이 부동산을 지켜준다"는 말이 돈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정말 한은이 부동산을 지키려면 금리를 지금처럼까지 올렸겠는가? 한은은 오히려 시장의 기대와 달리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며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빼려 했다. 문제는, 이미 한국 경제가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지금 한은이 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건 부동산을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럴 여유도 없다. 경제가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카드일 뿐이다. 그런데도 금리 인하를 부동산 보호 정책으로 해석하는 건 지나치게 단순한 시각이다.

 

4. 부동산을 위해 금리를 내린다고?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지금 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까? 가처분 소득이 부족한 상황에서 금리를 내려봤자 내수는 살아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여전히 소비 여력이 부족하고, 부채 부담은 여전하다. 그런데도 "부동산을 지키기 위해 금리를 내린다"는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발상이다.

 

부동산을 떠받치기 위해 금리를 내리는 게 아니라, 경제 전반이 더 큰 위기에 빠지는 걸 막기 위해 한은이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것이다. 단순히 "금리 인하 = 부동산 보호"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건 경제를 너무 1차원적으로 보는 시각이다.

 

5. 이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의 금리 인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그것이 부동산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은 틀렸다. 한은이 부동산을 신경 쓸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저 경제 전체가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 마지막 카드를 꺼내고 있는 것이다.

 

금리 인하를 단순히 부동산 시장과 연결 지어 해석하는 건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는 부동산이 아니라, 경제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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