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24.11.27 첫 눈
첫눈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겨울의 공기가 서서히 차가워지는 걸 느끼고도, 첫눈이 내릴 거라는 생각은 늘 잊고 있다. 그러다 문득, 창밖을 바라보는 순간, 흩날리는 하얀 점들이 보이면 그제야 깨닫는다. "아, 첫눈이다." 그 순간 마음 한편에서 작은 설렘이 피어오른다. 첫눈은 마치 기다리던 손님 같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반가움과 동시에, 어디에서부터 준비해야 할지 모를 약간의 당황스러움도 함께 온다. 첫눈은 풍경을 덮기 전에 우리의 마음부터 덮는다. 눈이 내리는 그 순간, 세상은 조금씩 고요해지고, 어쩌면 우리의 내면도 그렇게 잠시 평온해지는 것 같다. 첫눈이 내리면 기억이 따라온다. 작년 이맘때의 모습, 아니면 그보다 더 오래전의 누군가와의 첫눈. 그날의 말들, 웃음, 그리고 차가운 손끝까지도 ..